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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0/22(주) 극복2017-10-27 1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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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복

뽑아 쓰는 티슈 한 장을 그녀에게 건내 주는 것이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친구에게 섭섭한 일이 있었다. 이런저런 주변의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흘린 눈물이었지만, 그 섭섭한 일로 흘리는 눈물이 섞여있음을 30년 가까이 함께한 나는 알 수 있었다. "회사 끝나고 차 한 잔 하면서 수다나 떨자" 곁에 있어 주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했었다.

고양리 교통체증을 전쟁같이 뚫고 오면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 생각했다. "밥 같이 먹고 싶어서..." 그냥 그렇게 이야기를 건내고 언젠가 참 맛있다고 생각하며 먹었던 식당으로 데려갔다.

"새벽기도 갔었어?" 좀 부석부석한 친구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이런 저런 생각 하다 새벽에 잠든 거 같아.." 친구는 오늘새벽 교회에 가지 않았다는 말을 그렇게 했다. 나 역시 어젯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지 뒤척이다 한숨도 못자고 출근했던 참이었다. 좀 시간이 걸리는 식사를 했다. 별말도 없이 그저 김장 이야기.. 며느리 이야기 딸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집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일들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문자가 한통 날아왔다. "고마워.. 이제 신경쓰지 않도록 힘낼께..." 그냥 가슴이 조금 아려오면서 생각했다 "내 친구 승리하고 있네!!" 그냥 곁에 있었을 뿐이다.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다. 그런 거지.. 서로 신경 써주고 사는 거지.. 그것이 세상 사람들과 우리가 구별 되게 사는 것이지... 잠깐이면 지나갈 친구의 아픔 앞에서 많은 말보다 그냥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용히 눈물을 훔쳐낼 깨끗한 티슈 한 장을 뽑아주고 너를 이해 하노라는..틀에 박힌 위로 따위는 안 해도 되는 친구이고 싶었다.

목이 따가워 지는 걸 느꼈다 30년 가까이 고생하며 함께 울고 웃던 친구와 함께 가고 싶었다. 그럼에도 조용히 극복해내고 있는 친구가 고마웠다. 잘하고 있네. 내 친구.. 자네도 승리하고 있으니 축하해!!! 혼자 중얼거리며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기도했다. 다 좋을 수 없으면.. 정말 다 좋을 수 없다면.. 더 좋을 수 있기를!!!! _익명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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